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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머무름에 담은 남해

남해 엘림마리나앤리조트 이준석 이야기

남해의 바람이 쉬어 가는 물건항.

요트의 마스트가 낮게 울리고,

새벽 라이딩의 숨이 바다를 스칩니다.

 

낮게 흐르는 음악,

햇빛과 파도의 결이 포개지는 자리.

여기는, 다시 움직일 힘을 채우는 공간입니다.

 

가족과 추억을 위해 시작된 한 장의 풍경,

손님 한 분, 한 순간을 감동시키자는 약속.

엘림이라는 이름에 담긴 쉼·휴식·안식이

하루의 리듬을 부드럽게 고쳐 놓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엘림마리나앤리조트 이준석 이사의

설계한 머무름의 기술과 일상,

 

그리고 남해가 건네는

조용한 회복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지금, 시작하겠습니다.

 

 

Q.이사님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남해 엘림마리나앤리조트의 총괄이사 이준석입니다. 남해에 오기 전에는 김포에 있는 기계제조 회사에서 영업을 담당했어요. 제조업의 세계는 숫자와 성능, 납기와 품질이 모든 판단의 기준이 됩니다. 그곳에서 배운 건 ‘신뢰는 약속을 지키는 힘에서 나온다’는 단순한 진리였고, 지금도 운영의 기준으로 삼고 있습니다.

사업의 연장선에서 남해로 오게 된 건 아버지의 제안이 계기였습니다. 기존 사업이 정리된 뒤 남해에서 새로운 공간을 준비하실 때 “같이 해보자”는 한마디가 제 마음을 크게 움직였죠. 저 역시 ‘일’이 아닌 ‘사람과 시간’을 중심에 둔 공간 운영을 해 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남해로 오게되었습니다.

 

 

Q. 남해가 원래 고향이신가요?

본가는 인천입니다. 남해 물건항과의 첫 인연은 몇 해 전, 바다와 산이 맞닿아 만든 풍경을 보며 약 2017년 부터 시작됐습니다. 준비 기간을 거쳐 2020년에 문을 열었고, 지금도 인천과 남해를 오가며 운영을 챙기고 있습니다.

현장에 머물 때는 모든 촉각이 손님에게 향합니다. 구조적으로 보완할 점은 없는지, 동선은 편안한지, 한 번 더 손길이 필요한 곳은 없는지요. 반대로 상경하는 날엔 운영 데이터와 리뷰를 묶어 개선 과제를 정리합니다. 가족과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길어질 때도 있지만, 가능하면 주 1회는 꼭 올라가며 균형을 지키려 합니다. 오히려 ‘거리’가 공간을 더 또렷하게 바라보게 합니다.

 

 

Q. 그러면 그렇게 살게된 남해는 어떤가요? 또 어떤 취미가 있으신지 궁금해요. 

저는 원래 액티브한 활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 처음엔 ‘한적함’이 걱정이었어요. 그런데 막상 살아보니 남해의 시간은 도심에선 얻기 어려운 결을 가지고 있더군요. 바람 결이 다르고, 빛이 바다를 건너오는 속도가 다릅니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머릿속 소음이 줄고, 눈이 편안해져요.

요즘은 새벽 라이딩으로 하루를 여는 날이 많고, 잠깐의 산책이나 바다 앞 커피 한 잔만으로도 몸의 긴장이 풀립니다. 상주은모래해수욕장까지 달려 바다 앞에 바이크를 세워 두고, 파도 소리를 들으며 커피 한 잔을 마십니다. 특별한 원두가 아니어도 그 순간의 공기와 맞물리면 유난히 향이 또렷해져요. 그 짧은 루틴이 하루를 깨끗하게 열어 줍니다.

라이딩 이전엔 요트나 제트스키 같은 액티비티를 즐겨 했고, 음악을 좋아해서 오디오 홀에서 플레이리스트를 손보는 시간도 소중합니다. 하지만 요즘 제 일상의 리듬을 만드는 건 단연 라이딩입니다. 남해의 길은 곡선이 아름답고, 바다가 시야를 과하게 채우지 않으면서도 늘 곁에 있어 줍니다.

‘엘림’이라는 이름에 담은 쉼, 휴식, 안식이라는 뜻이 남해의 공기와 정확히 맞물립니다. 저희 공간이 그 의미를 배가시키는 그릇이 되기를, 그래서 이곳에 머문 시간이 손님의 일상으로 돌아갈 힘이 되기를 늘 생각합니다.

 

 

Q. 엘림마리나앤리조트의 시작에는 어떤 이야기가 있었나요?

출발점은 아버지의 질문이었습니다. “가족을 위해 평생 일했는데, 함께 쉬고 추억을 쌓을 시간은 얼마나 만들었나.” 그 물음이 ‘쉼의 공간’을 구체화시켰습니다. 요트를 타고, 음악을 듣고, 바다와 빛을 바라보며 함께 머무는 시간. 가족이 손을 맞잡고 ‘오늘’을 만드는 장면을 위한 무대가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연인 여행도 반갑지만 특히 가족 단위 손님을 보면 마음이 더 갑니다. 아이가 바다를 보고 놀란 표정을 짓는 순간, 부모님이 한숨 돌리며 미소 짓는 순간을 보면 ‘우리가 만들고 싶은 장면이 이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작은 배려 하나라도 더 얹고 싶은 마음이 자연스레 생기죠.

“손님 한 분, 한 순간을 감동시키자.” 아버지께서 제게 가장 많이 주신 말입니다. 감동은 거창한 퍼포먼스가 아니라, ‘예상보다 한 걸음 더 다가가는 배려’에서 생깁니다. 체크인 동선에서의 작은 안내, 예약 메모에 적힌 사소한 취향을 기억하는 일, 비가 오는 날 우산의 위치를 바꿔 두는 세심함 같은 것들요.

그 사소한 ‘한 걸음’이 쌓이면 손님은 그날의 감각을 기억합니다. 시간이 흘러 “그때 덕분에 잘 쉬고 갔어요”라는 연락을 받으면, 그 한 문장이 왜 우리 운영의 기준인지 다시금 확인하게 됩니다.

 

 

Q. 손님들에게 엘림마리나앤리조트가 어떤 공간으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한 단어로 ‘힘’입니다. 여행이 오히려 피곤해지는 경험, 모두 한 번쯤 있으시죠. 저희는 일정이 빽빽하지 않아도 충만해지는 시간을 지향합니다. 바다와 빛, 소리와 온도까지 포함한 ‘머무름의 경험’이 다음 발걸음을 가볍게 만들어 주길 바랍니다.

그래서 저희가 제공하는 서비스 및 프로그램은 충분히 준비합니다. 하지만 본질은 ‘스트레스 없는 시간’입니다. 과하게 안내하지 않고, 필요한 순간엔 정확하게 돕습니다. 손님이 “아무것도 안 했는데, 참 좋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곳. 그 문장이야말로 저희가 목표로 하는 최고의 리뷰라는 목표로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과 구상도 듣고 싶습니다.

엘림은 바이크샵, 레스토랑, 오디오 홀, 요트 체험, 공연 등 다양한 결을 가진 복합 공간입니다. 앞으로는 공연과 라이브 세션을 조금 더 자주, 조금 더 가깝게 열어 보려 합니다. 리조트 안팎의 포토 스폿도 보강하여 ‘머무는 순간을 기록하는 즐거움’을 키우고요.

또 하나, 남해의 길이 워낙 아름다우니 오픈카 드라이브 프로그램을 구상 중입니다.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경관과 사운드가 어우러진 ‘주행의 경험’을 제안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손님 한 분 한 분이 “기억하고 싶은 하루”를 가지고 돌아가실 수 있도록, 섬세한 디테일을 계속 다듬겠습니다.

 

글 남해로ON

사진 남해로ON, 엘림마리나앤리조트

작성일: 2025-09-03 10:1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