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청년센터는 남해에 살고 있는 청년들이 스스로의 삶을 그려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고 있습니다. 혼자서는 쉽게 시도하기 어려운 자립의 기술부터,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경험까지. 우리의 일상에 꼭 필요한 것들을 함께 배우고 나누는 시간을 만들고자 늘 고민하고 있지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연결’입니다.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삶의 속도와 방향을 함께 맞춰갈 수 있는 사람들. 그런 만남이 계속될 수 있도록, 남해의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장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Q. 남해에 오시기 전에는 문화 기획자로 활동하셨다고 들었어요. 어떤 일들을 해오셨는지 궁금합니다.
남해로 오기 전엔 제주에 머물며 어린이 극단에서 미술감독으로 일했어요. 그보다 앞선 시간에는 서울에서 문화, 예술, 생태를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했죠. 그 시절을 돌아보면, 특히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이 하나 있어요.
‘보이지 않는 도시들’이라는 이름의 기획이었는데요. 이탈로 칼비노의 동명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를 판단 없이 바라보는 실험을 해봤어요. 소리, 사물, 기억 같은 감각을 통해 도시의 겉모습 너머에 숨어 있는 이야기들을 다시 들여다보는 경험이었죠. 문학에서 시작해 사람들의 감각과 마음으로 확장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 그 시간이 제게는 참 소중하고 좋았습니다.
Q. 남해에 오신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처음엔 어떤 일들을 하셨는지 궁금해요.
남해에 온 지는 어느덧 햇수로 5년 차예요. 처음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개인 프로젝트도 병행했어요. 그렇게 다양한 일들을 해보다가, 두모마을에 있는 ‘팜프라’에서 일하게 되었죠.
처음엔 기획 일을 하게 되겠지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 조금 달랐어요. 팜프라촌을 직접 만드는 일이었거든요. 처음으로 콘크리트를 전화로 주문해보기도 하고, ‘루베’, ‘헤베’ 같은 낯선 건축 용어들과도 마주했죠. 쉽지 않았지만, 매번 새로운 일을 한다는 즐거움이 있었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그 시간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중요한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Q. 청년센터에서 일하게 된 계기와, 지금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도 들려주세요.
팜프라촌을 만들던 시절, 조금 무리하게 일을 하다가 몸에 부상을 입게 되었어요. 잠시 쉬는 시간이 필요했고, 그러던 중에 청년센터 팀장 모집공고를 보게 되었죠.
그동안 쌓아온 프로그램 기획 경험, 그리고 지역 청년에 대한 관심이 이 일을 시작하는 데 좋은 밑거름이 될 거라 생각했어요. 그렇게 청년센터와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지금은 두 명의 팀원과 함께 일하고 있어요.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청년들이 진짜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듣는 일이에요. 그 목소리를 모아, 올해 청년센터가 함께 고민할 가치를 정하고 있죠.
올해는 ‘연결’, ‘성장’, ‘자립’, ‘공감’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를 뽑았습니다. 이 키워드를 바탕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함께 만들어가고 있어요. 또 행정에서 진행하는 청년 정책을 잘 전달하고, 반대로 청년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잘 담아내는 다리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Q. 남해 청년들은 청년센터에 어떤 기대를 가지고 있을까요?
작년 말에 청년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어요. 그때 느낀 건, 많은 청년들이 청년센터의 ‘존재 자체’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거였어요.
노인회관, 마을회관, 복지관 같은 공공시설은 많지만 정작 청년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은 많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그럴 때 청년센터는, 누구나 스스럼없이 들를 수 있는 곳이 되어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저희 팀원 모두가 이곳을 찾아오는 청년들을 진심으로 환대하고 있어요. 그런 분위기를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남해 청년센터는 중정이 있는 한옥 형태의 공간이에요. 무엇보다 이 공간의 주인이 바로 청년이라는 사실을, 청년 스스로도 기분 좋게 느껴주시는 것 같아요.
Q. 서울과 비교했을 때, 남해에서 청년으로 살아가며 일하는 건 어떤 점이 다르다고 느끼시나요?
돌이켜보면 남해에서의 지난 시간도, 다른 지역 못지않게 다양한 일과 재미있는 일들로 채워져 있었다고 생각해요. 서울처럼 큰 무대는 아니지만, 오히려 그만큼 밀도 있는 경험이 많았달까요.
다만, 남해 전체의 경제 규모가 작다는 점은 늘 느끼는 부분이에요. 그래서 현실적인 어려움도 분명히 있어요. 하지만 이건 남해만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어디서 살아가든 청년이라면 마주할 수밖에 없는 공통적인 고민일지도 모르겠어요.
청년센터에서도 이런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계속해서 모색하고 있어요. 저 역시도 개인적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삶의 지속 가능성을 계속 고민하고 있는 중이고요.
Q. 마지막으로 추후에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청년센터에서의 일을 제외한 시간엔, 그림책을 만들고 있어요. 작년엔 첫 번째 그림책을 출간했고, 올해는 두 번째 책이 나올 예정이에요. 지금은 또 다른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는 중이에요.
앞으로 다섯 권의 그림책을 완성하는 게 저의 작은 목표예요.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이야기를 그려가며 나만의 속도로 걸어가고 싶습니다.
도시를 떠나
섬의 속도로 살아가는 이들이 있습니다.
더디지만 단단하게
한 걸음씩 삶을 다시 짓는 사람들.
그 속엔 ‘청년’이라는 단어가
낯설지 않게 머무는 공간을 만드는 이도 있습니다.
남해 청년센터에서
연결과 공감의 자리를 마련하는 사람,
공은지 팀장의 이야기입니다.
그러면 오늘의 남해로ON 이야기,
지금 시작하겠습니다.
Q. 팀장님 간단한 소개 한 번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남해 청년센터에서 일하고 있는 공은지입니다.
저희 청년센터는 남해에 살고 있는 청년들이 스스로의 삶을 그려나갈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하고 있습니다. 혼자서는 쉽게 시도하기 어려운 자립의 기술부터, 나답게 살아가기 위한 경험까지. 우리의 일상에 꼭 필요한 것들을 함께 배우고 나누는 시간을 만들고자 늘 고민하고 있지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연결’입니다.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며, 삶의 속도와 방향을 함께 맞춰갈 수 있는 사람들. 그런 만남이 계속될 수 있도록, 남해의 청년들이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는 장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Q. 남해에 오시기 전에는 문화 기획자로 활동하셨다고 들었어요. 어떤 일들을 해오셨는지 궁금합니다.
남해로 오기 전엔 제주에 머물며 어린이 극단에서 미술감독으로 일했어요. 그보다 앞선 시간에는 서울에서 문화, 예술, 생태를 기반으로 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했죠. 그 시절을 돌아보면, 특히 기억에 남는 프로그램이 하나 있어요.
‘보이지 않는 도시들’이라는 이름의 기획이었는데요. 이탈로 칼비노의 동명 소설에서 영감을 받아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를 판단 없이 바라보는 실험을 해봤어요. 소리, 사물, 기억 같은 감각을 통해 도시의 겉모습 너머에 숨어 있는 이야기들을 다시 들여다보는 경험이었죠. 문학에서 시작해 사람들의 감각과 마음으로 확장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일, 그 시간이 제게는 참 소중하고 좋았습니다.
Q. 남해에 오신지는 얼마나 되셨어요?! 처음엔 어떤 일들을 하셨는지 궁금해요.
남해에 온 지는 어느덧 햇수로 5년 차예요. 처음에는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개인 프로젝트도 병행했어요. 그렇게 다양한 일들을 해보다가, 두모마을에 있는 ‘팜프라’에서 일하게 되었죠.
처음엔 기획 일을 하게 되겠지 싶었는데, 막상 해보니 조금 달랐어요. 팜프라촌을 직접 만드는 일이었거든요. 처음으로 콘크리트를 전화로 주문해보기도 하고, ‘루베’, ‘헤베’ 같은 낯선 건축 용어들과도 마주했죠. 쉽지 않았지만, 매번 새로운 일을 한다는 즐거움이 있었어요. 지금 돌이켜보면, 그 시간들이 지금의 저를 만들어준 중요한 시작이었던 것 같아요.
Q. 청년센터에서 일하게 된 계기와, 지금은 어떤 일을 하고 계신지도 들려주세요.
팜프라촌을 만들던 시절, 조금 무리하게 일을 하다가 몸에 부상을 입게 되었어요. 잠시 쉬는 시간이 필요했고, 그러던 중에 청년센터 팀장 모집공고를 보게 되었죠.
그동안 쌓아온 프로그램 기획 경험, 그리고 지역 청년에 대한 관심이 이 일을 시작하는 데 좋은 밑거름이 될 거라 생각했어요. 그렇게 청년센터와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지금은 두 명의 팀원과 함께 일하고 있어요.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청년들이 진짜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듣는 일이에요. 그 목소리를 모아, 올해 청년센터가 함께 고민할 가치를 정하고 있죠.
올해는 ‘연결’, ‘성장’, ‘자립’, ‘공감’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를 뽑았습니다. 이 키워드를 바탕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함께 만들어가고 있어요. 또 행정에서 진행하는 청년 정책을 잘 전달하고, 반대로 청년들의 목소리를 정책에 잘 담아내는 다리 역할도 하고 있습니다.
Q. 남해 청년들은 청년센터에 어떤 기대를 가지고 있을까요?
작년 말에 청년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적이 있어요. 그때 느낀 건, 많은 청년들이 청년센터의 ‘존재 자체’를 중요하게 여긴다는 거였어요.
노인회관, 마을회관, 복지관 같은 공공시설은 많지만 정작 청년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는 공간은 많지 않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거든요. 그럴 때 청년센터는, 누구나 스스럼없이 들를 수 있는 곳이 되어주고 싶었어요. 그리고 저희 팀원 모두가 이곳을 찾아오는 청년들을 진심으로 환대하고 있어요. 그런 분위기를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같아요.
남해 청년센터는 중정이 있는 한옥 형태의 공간이에요. 무엇보다 이 공간의 주인이 바로 청년이라는 사실을, 청년 스스로도 기분 좋게 느껴주시는 것 같아요.
Q. 서울과 비교했을 때, 남해에서 청년으로 살아가며 일하는 건 어떤 점이 다르다고 느끼시나요?
돌이켜보면 남해에서의 지난 시간도, 다른 지역 못지않게 다양한 일과 재미있는 일들로 채워져 있었다고 생각해요. 서울처럼 큰 무대는 아니지만, 오히려 그만큼 밀도 있는 경험이 많았달까요.
다만, 남해 전체의 경제 규모가 작다는 점은 늘 느끼는 부분이에요. 그래서 현실적인 어려움도 분명히 있어요. 하지만 이건 남해만의 문제가 아니라, 앞으로 어디서 살아가든 청년이라면 마주할 수밖에 없는 공통적인 고민일지도 모르겠어요.
청년센터에서도 이런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들을 계속해서 모색하고 있어요. 저 역시도 개인적으로 다양한 방식으로 삶의 지속 가능성을 계속 고민하고 있는 중이고요.
Q. 마지막으로 추후에는 어떤 계획을 가지고 계신가요?
청년센터에서의 일을 제외한 시간엔, 그림책을 만들고 있어요. 작년엔 첫 번째 그림책을 출간했고, 올해는 두 번째 책이 나올 예정이에요. 지금은 또 다른 이야기를 써 내려가고 있는 중이에요.
앞으로 다섯 권의 그림책을 완성하는 게 저의 작은 목표예요.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이야기를 그려가며 나만의 속도로 걸어가고 싶습니다.
글 남해로ON
사진 남해로ON
작성일: 2025-05-20 01:18:32